제로콜라를 마셨는데 혈당이 올라요
당뇨 환자가 나날이 증가하는 만큼이나 ZERO 식품 업계도 열풍이에요. 제로 콜라, 제로 사이다를 선두로 해서 제로 푸딩, 제로 쿠키, 제로 아이스크림까지….
색다른 제로 디저트가 앞다투어 출시되고 있어요.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설탕이 잔뜩 들어간 음료보다는 대체감미료 식품의 우회적인 선택을 더 매력적으로 느껴요. 단맛이 주는 기쁨은 누릴 수 있지만 과도한 설탕의 섭취는 줄일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저는 0kcal 제로 콜라를 마셨는데도 혈당이 올라요. 뭔가 잘못 된 게 아닌가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수크랄로스나 사카린과 같은 대체감미료는 혈당 수치를 높일 수 있어요. 이와 같은 현상에 대해 대체 감미료가 호르몬을 교란 시킨다는 가설이 세워졌는데요. 36개의 연구를 메타분석한 연구에서 대체 감미료를 섭취 했을 때 식후 혈당, 인슐린, GLP-1 과 같은 호르몬 반응이 물을 마셨을 때와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어요. 즉, 대체감미료의 섭취는 혈당이나 호르몬을 변화시키는 것과는 무관하다는 거예요.
그렇다면 설탕이 들어간 콜라 말고, 제로 콜라로 바꿔서 마시면 살이 빠질까요?
이에 대한 답변으로 WHO 세계보건기구는 “NO”라고 대답했어요. 체중 조절이나 당뇨병과 같은 대사증후군 질병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제로 음료가 물의 완전한 대체재가 될 수 없다는 말이에요. 그 이유를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 볼 수 있는데요.
첫 번째, 일관된 연구 결과를 얻을 수 없었어요.
8년간의 관찰 연구에서 주당 21회 이상의 제로 음료를 마신 사람들의 비만 위험도는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2배 가까이 증가 되었어요. 다른 연구에서는 제로 콜라를 섭취한 사람들의 9~10년 뒤 허리둘레가 증가한 것으로 관찰되었어요. 또한, 설탕이 들어있는 음료와 대체감미료가 들어간 음료를 마신 사람들의 당뇨 위험률이 각각 43%, 21%씩 증가 되었어요.
반면, 6개월간의 무작위 대조 연구에서는 과체중인 사람이 일반 콜라를 제로 콜라나 물로 대체하였을 경우 체중의 2~2.5% 정도를 감량할 수 있었다고 말해요. 또 다른 연구에서는 12주간의 다이어트 프로그램 후, 제로 음료를 마신 사람들은 6kg을 감량할 수 있었고 물을 마신 사람들은 4kg을 감량한 것으로 나타났어요. 그리고 1,685명을 대상으로 한 14년 동안의 연구에서 제로 음료 섭취와 당뇨병 위험과의 연관성을 결국 찾지 못했어요.
많은 연구가 진행되었지만, 연구 결과가 서로 다르고, 무엇보다 대체감미료가 어떤 기전으로 살을 찌게 하는지, 당뇨병 위험을 증가시키는지 명확하게 밝혀내지 못했어요.
두 번째, 장내 미생물 환경에 좋지 않은 변화를 줄 수 있어요.
장내 미생물은 질병을 예방하고, 체중을 조절하며, 각종 장기의 건강을 유지하고 음식을 소화하는 데에 도움을 주기도 해요. 특히 장내 미생물 균형이 깨지면 혈당 조절 기능에 악영향을 미치기도 하고, 비만의 직-간접적인 원인이 되기도 한답니다. 따라서 장내 미생물 환경을 최적의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건강한 신체 기능을 유지하는 것과 깊은 연관이 있어요. 하지만 많은 연구에서 대체감미료의 과도한 섭취는 장내 유익균을 잃게 될 수 있다고 말해요.
한 동물연구에서는 대체감미료인 사카린을 섭취하였을 때, 장내 세균의 수와 종류가 바뀌었고 장내 유익균의 감소가 확인되었어요. 인간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대체감미료를 섭취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어요. 이 역시도, 명확하게 합의된 것은 아니지만 대체감미료를 남용하는 경우 장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는 증거가 계속해서 드러나고 있어요.
결국, 개인의 선택에 달려있어요.
대체감미료에 관한 많은 연구가 있지만, 연구 결과가 혼재된 상태에요. 또한, 장기적인 연구 결과가 확인되지 않았어요. 무엇보다 대체감미료의 섭취가 단기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을 수는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장내 미생물 환경을 깨뜨릴 우려가 있어요.
모든 영양이 말해주듯이 종류의 문제가 아니라, 양의 문제에요. 0kcal니까 괜찮다며 습관적으로 제로 음료를 마시는 사람들은 경각심을 갖출 필요가 분명해요. 순수한 물이 가장 좋고 설탕보다는 제로 음료가 나을 수는 있어요. 그러나 최악보다는 차악을 선택한다는 것을 명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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